1. 천 원의 시대를 지배한 다이소
다이소는 더 이상 '싸구려 가게'가 아니다.
실용성, 가성비, 접근성, 그리고 상품군 다양성까지 갖춘 ‘생활 잡화 유통 최강자’로 자리잡았다.
원플러스원이나 이벤트 없이도 다이소는 소비자의 습관에 녹아들었다.
“뭔가 필요한데 뭐가 필요한지는 몰라”라는 심리에 가장 잘 반응한 브랜드다.
도시 어느 골목에도 있는 매장, 필요한 건 다 있는 구성,
그리고 변하지 않는 가격정책은 소비자의 무의식까지 장악했다.
2. 화려했던 미샤의 전성기
2000년대 초, 미샤는 뷰티 업계의 다이소였다.
로드숍이라는 새로운 유통모델을 선보였고,
‘품질은 좋은데 가격은 싸다’는 콘셉트로 빠르게 MZ 여성 소비층을 끌어들였다.
기억하는가? 1,000원 립글로스, 3,300원 아이섀도우.
미샤는 당시 명품 브랜드의 대안으로 급부상했고,
한때는 명동 거리에만 매장이 10곳 이상 있었다.
하지만 이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3. 미샤의 몰락,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첫째, 고객 접점의 부족이다.
온라인 쇼핑의 부상에 따라, 미샤는 오프라인 매장 위주 유통 구조에서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자사몰에 늦게 투자했고, 스마트스토어나 쿠팡과 같은 채널 진입도 소극적이었다.
둘째, 브랜드 리뉴얼의 실패다.
중저가 이미지 탈피를 위해 프리미엄 라인을 시도했지만,
소비자는 이미 ‘가성비 브랜드’로 각인된 상태.
기존 팬은 이탈하고, 신규 고객 유입도 애매해졌다.
셋째, 경쟁사와의 차별화 부족이다.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등 경쟁사가 개성을 강화하고 마케팅을 확장하는 동안,
미샤는 ‘무난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4. 다이소는 어떻게 다르게 했을까?
다이소는 변화에 민감했다.
소비 트렌드에 따라 시즌 제품을 기획하고, 인테리어 소품, 문구, 심지어 반려동물용품까지 확장했다.
MZ 세대의 SNS 사용을 반영해 ‘인스타템’을 빠르게 매대에 반영한 것도 전략적이었다.
또한, 온라인 쇼핑은 못하더라도, 전국 어디든 똑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렸다.
오히려 ‘오프라인 놀이터’가 된 것이다.
브랜드는 ‘기억’ 속에 살아남아야 한다
미샤의 실패는 단순히 유통 구조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고객이 브랜드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대한 전략이 없었다.
그에 반해 다이소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포장했다.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가격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브랜드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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